호주 워킹홀리데이, 첫 직장 (버섯농장)

2023. 10. 9. 10:01우당탕탕 호주 라이프

호주에 와서 내가 제일 처음 일했던 곳은 버섯농장이다.

23년 3월 21일 화요일에 시드니에 도착해서 3일만에 구직에 성공했다. (알고보니 이건 진짜 운 아니고서는 설명이 안된다..)
과정을 적자면, 시드니 도착한 다음날 수요일 저녁에 seek.com, indeed.com, Gumtree.com,
facebook 위주로 구인중인 공장 / 농장에 이력서를 보냈다.
버섯농장은 페이스북에서 발견한 공고였고, (회사 이름이 궁금하면 댓글 달아주세요.) 오너는 호주 사람이다.
나는 무조건 오지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 위치는 시드니 Central station 기준 1h 20m 정도가 걸렸다.

목요일날 오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고 받아보니 농장 오피스였다.
“안녕 여기 버섯농장이야. 너네 일 구했니?
내일 (금요일) 인터뷰 올 수 있니?”
“응 당연하지! 내일 봐!”
간단하게 추려서 두문장이지만 나의 첫 영어 통화는 말도 안되게 엉망진창이었다 ㅋㅋㅋㅋ
인터뷰가 잡혀서 그런가 마음이 편해져서 이력서 내는 걸 멈추고 그날은 시티를 즐겼다.
(이 글을 읽는 당신들은 긴장을 늦추지 말고 계속 레주메를 내길 바랍니다….)

첫 면접인데 무슨생각으로 아무것도 준비 안하고 있다가 트레인 안에서 급하게 파파고 돌려가면서 자기소개랑 예상 질문답변 번역해서 여러번 읽었다.
그날의 나는 이동시간이 한시간 반이라서 여유롭다고 생각했던것 같다. 휴
도착해서 방명록에 이름쓰고 대기하라고 해서 앉아있으니 유럽국적으로 보이는 커플 두명, 중국인 두명, 나랑 내친구 총 여섯명이 모였다.
면접이라고 해서 여섯명중에서 한두명만 뽑는 줄 알고 엄청 긴장하던 와중에 내이름을 불렀고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매니저와 스몰톡을 나눈뒤 급여가 어떻고 일하는 환경이 어떻고 근로조건을 설명해줬다.
말이 너무 빨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니까 매니저가 ‘아 천천히 말해줄게 중간중간에 이해 안되면 살짝 손만 들어줘’ 라고 했다.
이 날 영어 공부 진짜 열심히 해야지라는 다짐을 또 해야만 했다..ㅎㅎ

나는 캐주얼 픽커로 고용되어서 아울리 웨이지가 32불. 07시 출근 15:30~17:30시 유동적 퇴근. 티타임 30분 런치 30분 - 이 한시간은 급여에서 제외. 하루 최소 7시간 근무.
4월에는 퍼블릭 홀리데이가 많아서 (이스터 홀리데이, 안작데이) 휴일수당 등도 설명해줬다.
연금이랑 세금이 어떻게 계산 되는지, 주 6일 시프트 이지만 주말 수당은 따로 없다는 설명도 들었다.
(호주는 평일이랑 토요일, 일요일 시급이 다르고 / 오전, 오후, 야간 시급도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 농장은 주말수당이 없다고 들었다.
그래서 버섯농장은 주말페이는 따로 안하고 시급을 높게 쳐준 것 같다. 농장 by 농장이라서 시급은 천차만별이고 만약 능력제로 들어가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매니저가 공고에서 봤듯이 회사에서 숙소를 제공해 주는데 공짜는 아니였고 주에 100불이라고 했다.
컨디션은 그냥 엄청 큰 컨테이너같이 생겼는데 방 3개에 큰 거실 큰 주방 욕실 하나 (샤워부스 2개) 있을 건 다 있었다.
한방에 벙커침대가 세개씩 있어서 총 18명을 수용하는 집이었다. 집 상태는 좋지도 나쁘지 않았지만 일터까지 걸어서 2분이어서 무조건 입주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숙소를 선택했다.
(처음엔 한 집에 어떻게 18명이 살아.. 하고 충격이었다. 내가 입주할 땐 나랑 내친구까지 총 10명이 살았고 나중엔 진짜 18명까지 늘어났다. 북적북적 다양한 국적 친구랑 사니까 진짜 너무 재밌었다.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프랑스, 독일, 아르헨티나 친구들이 모여서 서로 언어교류도 하고 문화도 공유하고, 식사도 같이 만들어먹고 휴무엔 같이 펍도가는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그땐 이게 싼가격인지 비싼건지 감도 안왔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시드니 내에 그 어느 공장 / 농장도 숙소를 주에 100불에 제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초초초 럭키 그 잡채..

이런저런 설명을 다 듣고 내가 다 동의 한다면 본인이 계약서를 뽑아 온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매니저가 계약서를 주면서 자기도 나처럼 아시안이니까 내마음을 이해하고 일하는 동안 많이 돕겠다는 말을 해줬다.
같은 여자니까 서로 더 이해할 수 있을 거라며. 그때 당시 너무 힘이 되고 의지되는 순간이었다.
계약서에 싸인하고 다음주 월요일부터 출근이니까 그 전날까지 숙소에 입주하면 수월할거야 라는 말과 함께 오래 일해 달라는 부탁을 마지막으로 면접이 끝났다.
그리고 알고보니 같이 대기하고 있던 친구들 모두 합격(?)을 했고 우리는 코워커가 됐다 ᕕ( ᐛ )ᕗ

하지만 농장이라서 세컨이 될 줄 알았는데 포스트 코드를 보니 해당되지 않는 위치였다. 그래서 3월 막주랑 4월만 채우고 금방 그만뒀다ㅠㅠ
(세컨은 농장 / 공장이라고 다 세컨이 되는게 아니고 우선 포스트 코드를 확인하고 그 위치에 있는 농공장만 가능하고, 공장도 모든 공장이 아니라 어류, 육류, 야채 등만 가능하다. ex 초콜릿 공장, 케잌 공장 불가능)

장황하게 채용 과정을 썼지만 요약하자면
페이스북 공고에 적힌 이메일로 레주메 전송 - 다음날 오피스 전화받고 - 그 다음날 면접 - 일요일 숙소 입주 - 월요일 인덕션 - 화요일 정상출근

𖤐𖤐𖤐𖤐 버섯농장 근무소감 𖤐𖤐𖤐𖤐
우선 아울리 농장이면 무조건 추천 (능력제로 가면.. 글쎄 잘 모르겠다.. 여기서 만난 고인물들은 괴물이다.. 진짜 너무 빨라서 흉내낼 수도 없다.. 나 돈 벌수 있었을까?…)

너무 글이 길어져서 나머지 느낀점과 사진은 2편으로 업로드 해야겠다.
문제 될건 없으니 페이슬립 공개도 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