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 첫직장 (버섯농장) 후기 및 페이슬립

2023. 10. 10. 12:41우당탕탕 호주 라이프

인덕션 첫날 (박스에 나와있는 상호명과 회사 다름 - 회사명은 댓글문의)

인덕션 첫날엔 두시간 정도 사이즈링으로 버섯크기를 구분하는 트레이닝을 시켜준다.
이 두시간 만으로는 감을 잡기 힘들다. 당연하다. 딸때마다 사이즈링을 갖다대고 사이즈를 재고 통에 분류해서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다.
지나고 보니 다른 경력자들은 사이즈링을 쓰지 않고 감으로 통에 휙휙 담는데 쉬는시간에 보면 사이즈가 좀 안 맞는 것들도 있다.
근데 다들 별로 개의치 않아 하는 눈치였고 빨리 많이 따는게 더 중요해 보였다. 왜냐면 아울리 웨이지기 때문에 본인 할당량을 느리게 하면 업주 입장에선 남들이랑 비슷한 양을 따지만 시간만 길게 늘어나서 돈을 더 줘야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연습하는 흔적들

첫날엔 1-2, 2-3, 3-4, 4-5 이렇게 분류하는 연습을 했다.

첫날 교육받은 장소

구조가 가로로는 18칸 세로로는 9층까지 있다. 처음에는 가로 9칸 + 세로 9층을 하루종일 혼자 하는데 능숙해지면 한줄 혼자 한다.
빨리 끝나면 다른 방으로 호출돼서 도와줌. 그래서 본인 할일을 빨리 끝내도 조기 퇴근이 아니라 하루에 최소 7시간을 일할 수 있었는데 나중되니까 그냥 내꺼 다하면 집에 가고 싶었다ㅠㅠ

출처) 구글

저 여자분들이 타고 있는 기계를 ‘로리’라고 한다.
저걸 타고 조작해서 높은층에 있는 버섯을 따는건데 장시간 서있으면 다리가 아프기 때문에 앉아서 1층 탈때가 제일 편하다.
근데 1층 버섯은 허리를 숙여서 저 판? 안으로 들어가서 수영하듯이 해야 손아 닿기 때문에 허리가 좀 아플 수 있다^^..

하트 버섯 발견하면 가끔 주머니에 한개씩 챙겨온다 ㅋㅋㅋ
내가 제일 귀여워 하는 사진ㅎ_ㅎ 빠더하트버섯 마미하트버섯 베비하트버섯
생각보다 엄청 빼곡하고 (환고포증 주의) 한번에 다 뽑는게 아니라 그날그날 뽑아야 할 사이즈를 정해준다
동글동글하게 생긴 버섯은 버튼
우산처럼 벌어진 버섯은 플랫 (따서 뒤집어서 쌓는다)
콜스에 납품하는 투명플라스틱 통

버섯을 따면서 바로 포장용기에 담는다. 포장 용기로는 사진처럼 파란박스 또는 투명 플라스틱이다.
사이즈가 큰 버섯 5이상은 대게 박스에 담았다. 또 알디에 납품하는거는 저렇게 가지런히 쌓지않고 그냥 막 담는다.
보다 알이 작거나 콜스, 울리로 가는 버섯들은 저렇게 투명 플라스틱에 이.쁘.게 쌓는다.
이 작업이 생각보다 귀찮고 시간이 많이 걸려서 워커들은 다 박스를 좋아했다 ㅎㅎ

사내 셔틀버스

회사 셔틀버스도 운영을 했는데 나는 공장내 숙소에 살아서 정확한 노선은 모른다.
하지만 가끔 장보러 가거나 쇼핑센터 갈 때 가끔 이용했다.

그만두기전에 가족사진 찰칵 :) 진짜 진짜 덕분에 너무 즐거웠어!!

버섯농장은 다른 농장과 다르게 실내에서 일하기 때문에 날씨 영향 전혀 받지 않고 공장처럼 일정한 컨디션으로 일할 수 있다.
내부 온도 습도 다 조절 되어있어서 여름겨울에 덥지않고 춥지않게 일한다.
그리고 나는 괜찮았지만 버섯포자들이 날아다니기 때문에 호흡기 알러지 있는 분들은 비추한다.
나는 복숭아 알러지가 있어서 마스크를 껴야하나 싶었지만 멀쩡했다.
한 방에 버섯 컨테이너 4줄이 있고 (방이 엄청큼) 농장실내에 그 방이 30번까지 있다. 짱크다 ㅋㅋㅋㅋ
그리고 버섯은 진짜 금방자란다.. 정말 공장처럼 매일 돌아가는 버섯 농장이었다.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랑 너무 잘지냈고 슈퍼바이저(동남아시아사람들)들이랑도 친해져서 정말 즐겁게 일했지만 간혹 다른 슈퍼바이저들이 방에 들어와서
빨리하라고 푸쉬를 하는데 나는 이게 너무 심적으로 스트레스였다. 대장 슈퍼바이저가 3주차 되던때에 워커틀 실적?을 뽑은 종이를 가져와서 누구는 잘하고 있고 누구는 더 분발해야 된다고 알려줬다.
자기네들은 2주 더 기회를 주고 훈련을 시켜줄거지만 속도가 빨라지지 않으면 짐싸서 집에 가야된다고 했다.
나는 어차피 이 농장은 돈은 되지만 세컨이 안됐기 때문에 이렇게 압박을 받으면서 스트레스 받을바엔 세컨이 되는 농장 혹은 공장을 가고싶어서 5주를 일하고 그만뒀다.

딸기처럼 허리를 숙이지 않아도 되고 토마토처럼 무겁지 않은 버섯작물은 진짜 나는 왕추천한다.
세컨이 상관없고 본인이 손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면 저기 한번 지원해보길 바란다.!!
(농장 바깥에 소 몇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 평소에 응가냄새가 좀 심하고 농작물 딸 때 생각보다 버섯비린내가 많이 난다. 후각적인 부분은 정말 적응이 안됐다.)

마지막으로 이스터 주간 페이슬립을 보여주고 이만 빠빠이 해야겠다!
03/04/2023~09/04/2023 (빨간날 2일)